[명반] 언니네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 나 자신도 어쩔 수 없이 평범하다는 평범하고 불편한 진실


누구나 자신이 지독히 평범하다는 사실에 크나큰 실망을 겪는다. 자신만은 특별할 것이라는 믿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의식하고 나를 생각할 것이라는 과대추정. 발달심리학에서는 이런 것들을 '자기우화'라고 한다.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이러한 '자기우화'를 깨뜨려가는 과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 또한 보통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은 그리 달콤하지 않다. 물론 남보다 선천적으로 불행한 조건을 타고 난 사람, 혹은 그렇게 착각했던 사람은 정말로 평범해지고 싶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언니네 이발관의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10개의 트랙이 하나의 내러티브를 이룬다. 그 내러티브를 관통하는 상념은 자신이 보통의 존재라는 '자각'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 특별한 사랑인 줄 알았던 그 사람에게서도 나는 보통의 사랑으로 잊혀진다.
 
"나는 보통의 존재"고 "어디에나 흔하"다. 그래서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다. "별로 쓸모"가 없는 존재. 나는 "외로이 혼자서 따져보"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믿고 싶었지만", "이제 깨달았"다. "이 거리에서 내 몫은 조금도 없다는 것을."
바보같이 "너의 기억 아직도 나 애써 지워도" "잊지 못하고", 그런 노력 자체가 나를 더 보통의 존재로 만든다. "알 수 없어 왜 너는 나에게 이제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 나에게 사무쳐" 온다. 이런 내가 싫어 너에게 죄를 덮어 씌운다. "넌 원래 그런 사람이야. 자기 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 타인의 상처 따윈 상관하지 않"는 그런 사람. 홀로 거리에 기대 자조섞인 이야기를 지어낸다. "인생은 금물, 함부러 태어나지는 마", "사랑 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자유 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둘 중 하나니 누군가의"별이 되"려 하지마. 이런 "허망한 말"만 외로이 웃음짓는다. 이제 "이루지 못한 꿈같은 것은 없"다. "그저 하루를 넘기며 살아갈 뿐". "참 더럽게 이상한 세상이야, 멈추라고 할 때까지 걸어야 해.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 그저 이렇게 하루를 살아갈 뿐." 보통의 존재로..

" ... " : 노래 가사의 일부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가장 보통의 존재
  2.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3. 아름다운 것
  4. 작은 마음
  5. 의외의 사실
  6. 알리바이
  7. 100년 동안의 진심
  8. 인생은 금물
  9. 나는
  10. 산들산들

유효 트랙 비율 = (9/10)


앨범 구매 욕구

  1. 이미 CD를 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지
  2. CD를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