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패닉 <3집> - 나는 지금도 그 서랍 속에 웅크리고 앉아 우울한 기억의 바다를 감상한다


중딩 시절 어머니의 고생한 손에서 전달된 돈으로 음악 테이프들을 싸질러댔다. 패닉3집도 그 중 하나였다.
패닉의 서랍을 여는 순간, 나는 나의 기억들이 떠다니는 바다에 서 있었다. 새로운 공간. 패닉 3집은 새로운 공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수시로 서랍을 열어 그 공간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기억의 바다에서 그 우울의 바다에서 모래장난을 쳤다. 어릴 적 그리 우울하지 않았던 화장실 대야에 태엽장치 돌고래를 띄운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를 퇴행해가며 우울을 반복한다. 반항을 노래하기도 하고 자살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것은 우울이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어두운 흑백의 바다. 환한 낮도 어두운 저녁도 아닌 저녁 어스름의 바다가 떠오른다.

패닉 3집은 하나의 공간이다. 중독된 우울의 공간. 중독은 반복을 의미한다.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Panicillin Shock
  2. 숨은 그림 찾기
  3.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4. 태엽장치 돌고래
  5. 희망의 마지막 조각
  6. 단도직입
  7. 오기
  8. 여행
  9. Red Sea of Red Tea (Inst.)
  10. 미안해
  11.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유효 트랙 비율 = (10/12)


앨범 구매 욕구

  1. 테이프로 소유
  2. CD를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