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히피, 1st Album - 흥겨운 재주꾼들의 노래


그 때가 언제였나, 지난 해 봄이었던가. 홍대 놀이터에서 이들을 처음 봤다. 매주 토요일인가, 플리마켓인지 프리마켓인지 열리던 그 때 공연 팀들은 차례대로 나와 공연을 하고, 공연비를 자율적으로 받는다. 관객들은 보통 천원 정도를 공연에 대한 답례비로 내지만, 아무래도 돈을 낼 때 시선이 쏠리다보니 괜찮은 공연에도 답례비는 생각보다 많이 거두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걸로 저녁밥이나 맛난 걸 먹을 수 있을지 걱정되는.
그런데 '우주히피'는 달랐다. 커다란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드럼, 독특한 보이스까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다른 팀들보다 두배 정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우주히피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 뿐이 아니다. 한 사람 두 사람 돈을 답례합에 넣더니, 갑자기 수십명의 사람들이 연달아 넣었다. 많은 사람들이 넣으면서 시선이 그리 쏠리지도 않고, 부끄러움이 덜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우와 그들의 공연은 돈을 내지 않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흥겨웠기 때문이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여기저기 우주히피의 앨범을 찾았지만, 그들의 앨범은 여기도 절판, 저기도 절판, 심지어 향 레코드와 퍼플 레코드에서도 이미 절판. 구할 수 없었다. 두 개를 사서 하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하나는 내가 가지려고 했는데, 아직도 구하지 못했다. 멜론에서만 듣고 있는 신세다.
'흥이 겹다'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들의 공연에 가장 적절한 표현은 역시 '흥이 겹다'는 것. 한국인의 감성에 잘 맞는다고 할까.(심지어 보컬 이름도 '한국인'이다!)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보컬의 목소리, 베이스보다 묵직하게 곡들을 받쳐주는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귀가 반기는 쉬운 멜로디. 거리 공연적 요소를 적절히 갖춘 그들은 거리에서 듣기보단 직접 봐야한다. "어찌 그리 멋진가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하루는'과 'I'm Sorry'. 지금도 가끔 반복해서 듣는다.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어찌 그리 예쁜가요
  2. 하루는
  3. I'm Sorry
  4.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
  5. 혼잣말
  6. 훠이
  7. 광야 아리랑
  8. 30대 보호구역

유효 트랙 비율 = (7/8)


앨범 구매 욕구

  1. CD를 사려했지만 팔지를 않아
  2. 여유가 생기면 CD를 사겠어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