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1집> - 다소 실망스런.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선.



이적 1집은 패닉이 3집을 내고 해체한 뒤 낸 솔로 앨범이다. 패닉 해체에 대한 아쉬움을 이적의 솔로로 달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실망했던 앨범이었다. 패닉은 따로국밥이었던 1집과 2집을 지나 3집에서 드디어 두 명 사이에 균형이 잡히고 완성도는 절정을 찍었다. 그런 상황에서 돌연 해체, 그 이후 이적의 솔로앨범은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적은 솔로 1집에서 패닉 1집에서 혼자 부른 노래보다도 울림이 약했다. 타이틀곡인 'Rain'은 나에겐 그저 그랬고, 후속곡인 '해피엔딩'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수록곡 중 'Game Over' 같은 경우는 이적의 노래치고는 수준 이하였다. 이 앨범에서 건질 수 잇었던 곡은 처음과 끝에 있다. 'Dead End'와 '잘 자', 그리고 '지구 위에서'. 'Dead End'는 세련된 기타 연주에 이적 특유의 나긋함으로 막다른 길을 연상시킨다. '잘 자'는 그 어떤 자장가보다도 훌륭하다. '지구 위에서'는 가사가 담은 메시지를 주절주절이 불러내는 것이 일품이다. 이 세 곡 이외에는 이적 특유의 중독성 있는 노래가 이 앨범에는 없다. 2집으로 가면 조금 더 완성도가 올라간다. 아무래도 이 앨범은 패닉 시절에는 앨범에 담을 수 없었던 이전 노래들을 다 모으면서 그저 그런 노래들도 함께 섞여 들어간 것 같다. 하지만 앞서 말한 처음과 끝의 세 곡은 꼭 들어가고 넘어가야 한다. 어디로? 2집으로.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Dead End
  2. 뛰어!
  3. Game Over
  4. Life On Tv
  5. 해피엔딩
  6. Rain
  7. 죽은 새들 날다
  8. 회의
  9. 지구 위에서
  10. 잘 자

유효 트랙 비율 = (6/11)


앨범 구매 욕구

  1. 오래 전 테이프로 샀어
  2. CD를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