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 금기로 억압된 욕망은 또다른 금기에 대한 처단으로 표출된다



수려한 삼각지의 풍경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은 거기서 한번도 보지 못한 여동생을 만난다.
어머니는 새 애인을 들였다.
돌아온 청년은 말이 없다. 집에서 지내지도 않고, 자기만의 집을 지으려 강가로 나간다.
청년과 여동생은 말이 없지만 서로 통하는 것이 있다.
여동생은 청년과 함께 살려고 집을 나가고 이를 막으려는 어머니의 새 애인은 여동생을 강간해버린다.
남매는 강 위에 다리를 만들고 그 중간에 집을 짓는다.
둘은 사랑한다.
섹스도 하고 부부처럼 지낸다.
집이 완성되고, 때마침 고기가 잔뜩 잡히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 파티를 연다.
마을 사람들은 한껏 흥분돼 만찬을 즐기지만, 그 둘을 곱게 보지 않는다. 
결국 마을청년들에 의해 청년은 익사하고, 동생은 강간당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에 명확히 나와있지 않은 건지,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느라 놓친건지,
두 남매가 친남매인지 아버지가 다른 남매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남매로 여겨지던 둘이 마음을 통하고 몸을 통하는 근친이 내용이다.
그런데 이 둘에게 친남매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청년은 그 여동생을 처음 보는 것이었고, 여동생도 마찬가지다.
청년은 입을 열지 않고, 돌아온 고향의 집에도 살지 않고, 자신만의 집을 강가에 짓는다.
네이버 영화 리뷰에 ID 'kdjcross'의 설명이 아주 적절하다.
영화 속 배경이자 제목이기도 한 삼각주는 "물과 뭍이 만나는 곳, 경계지대이다".
뭍은 사람이 사는 곳이고 물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다.
영화 속 청년은 자신이 살던 집을 떠나 사람이 살 수 없는 물에 집을 짓는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청년은 삼각주라는 경계지대로 돌아와 경계밖에 살려 한다.
그리고 동생. 동생은 그와 순수하게 사랑하고, 의지하고, 서로를 치유한다.
동생도 뭍에서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금기를 어기고 오빠에게로 간다.
"지상에서 용납되지 않은 주인공들은 결국 물 속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에서 금기가 되는 것이 그들에게는 유토피아다.

오빠에게로 가려는 동생을 어머니의 애인은 가로막는다.
아마 그 애인은 양아버지든 뭐든 그 동생을 여자로, 소유물로 생각했을 것이다.
금기를 어기러 가지 마란 핑계로 그를 막지만 여의치 않고, 결국 또 다른 금기인 강간을 자행한다.
그를 걱정한 것이 아니라, 그를 소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금기를 핑계로 또다른 금기의 욕망을 숨긴 것이다.
결국 그 욕망은 여자의 허벅지에 뿌려진다.

금기의 집에 초대받은 마을 사람들은 만찬에 한껏 고조되지만, 그 둘이 자나 자지 않나를 수근거리며 의심스러워한다.
마을의 청년들은 급기야 청년을 죽이고, 여동생마저 강간한다.
여동생은 그 마을의 여러 남성들의 관심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여동생을 다른사람도 아닌 친오빠가 가져가버렸다.
마을사람들의 분노는 금기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허용할 수 없는 자에게 뺏긴 것에 대한 분노다.  
자신이 그 여자와 자고 싶었는데, 어디서 갑자기 온 친오빠에게 뺏겨버렸다.
그들은 그 둘이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을 참을 수 없다. 
그 질투심은 금기에 대한 사회적 분노라는 거짓된 형태로 표출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한다. 
강간과 살해라는 또다른 금기된 욕망의 표출을 통해. 


감독: 코르넬 문드럭초
상영시간: 92분
관람일자: 2008년 10월 5일

다른리뷰 - kdjcross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49045&nid=1517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