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2집, '서커스 매직 유랑단' - 조선펑크의 절정을 보여준 앨범


'말달리자'로 한껏 달린 크라잉넛은 기념비적인 2집 앨범이 낸다. 한국에서 1차 인디열풍의 시발점이었던 크라잉넛. 2집 앨범은 그들의 포텐셜을 폭발시켰던 앨범이고, 공연장이 아닌 CD 한 장이나 테이프 하나로서의 크라잉넛의 가치를 만들어낸 앨범이다. 1집이 '말달리자' 말고 후속타를 날릴 클린업 트리오가 없었다면, 2집은 도대체 어디가 중심타선이고 어디가 하위타선인지 알 수 없는 타선만큼 빈틈없는 라인업이다. 그야말로 펑크의 전성시대, 크라잉넛의 전성시대가 이 앨범을 통해 열린다.

'서커스 매직 유랑단', '신기한 노래', '베짱이', '다죽자', '게릴라성 집중호우', '빨대맨'은 무대 위에서 무한 재생된다. 이 빈틈없는 레퍼토리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야말로 우리는 무대 위에서 너네는 바로 밑에서 '다 죽자'는 뜻이다. 억눌려있던 10대와 20대의 에너지는 이미 노래도 하기 전에 쉬어버린 박윤식의 내지름으로 폭발했다. 활화산 같은 그들을 보며 '베짱 없는 베짱이들'도,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 군바리'도, '더러운 도시'의 '빨대맨'도 하루만큼은 다 죽어도 좋았다.

아무리 말달려도 답이 없는 세상에 차라리 너도 나도 같이 시원하게 추락하자고 크라잉 넛은 제안한다. 외로운 기러기 갈매기 모기 토끼 소년 소녀, 가리지 말고 추락하며 날아보자고 그들은 말한다. 추락은 짧은 순간의 비상이 되고, 시원한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된다.

크라잉넛의 노래는 분명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절대 기억해 낼 수 없다. 그러다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는 결국 크라잉 넛의 노래가 되어버린다. 그래 어디서 많이 들어본 크라잉넛의 노래들이다.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서커스 매직 유랑단
  2. 신기한 노래
  3. 강변에 서다
  4. 베짱이
  5. 다죽자
  6. 더러운 도시
  7. 군바리230
  8. 탈출기(바람의 계곡을 넘어...)
  9. 벗어
  10. 브로드웨이 AM03:00
  11. S.F
  12. 빨대맨
  13. 게릴라성 집중호우

유효 트랙 비율 = (10/13)


앨범 구매 욕구

  1. 그 때는 테이프 시절, 수납장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2. 음반을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