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노의 숲 - 원작의 불완전함을 극복한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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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3. 15. 15:28
뼈대 있는 가문에서 비싼 돈 들여가며 정석으로 배운 인물이 있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타고난 감각으로 천재적이고 독특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인물이 있다.
전자는 '슈헤이'고, 후자는 '카이'다.
이 둘의 대결을 담은 '피아노의 숲'은 그래서 전형적이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천재와 정석으로 노력하는 영재의 대결.
가장 흥미로운 구도이면서도 워낙에 일본 만화에서 많이 써먹혀 진부한 인물 지형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한 구석은 없었다.
인물 구도 외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려 아직도 흥미로운 그 구도를 잘 살렸다고 할 수 있다.
숲에 놓여진 피아노. 모짜르트의 환영, 그리고 다카코의 존재 등.
숲에 놓여진 피아노는 오직 카이만이 칠 수 있다. 그 의문의 피아노는 또다른 전형적인 인물, 왕년에 최고의 피아니스트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활동을 중단한 아지노 선생과 관련이 있다.(그런 선생은 꼭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모짜르트의 환영이라는 독특한 정신분열적인 증상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대결구도를 넘어서 흥미롭다. 다양한 연령과 몸매의 모짜르트 망령들의 등장은 귀엽기까지 하다.
다카코의 존재는 너무나 전형적인 두 인물의 대결에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준다. 이번 시리즈에서 그의 역할은 크지 않지만, 2강 구도보다는 역시 2강 1다크호스 구도가 더 재미있다. 계속 뒷 시리즈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 다카코 양 때문에 뒷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뒷시리즈가 없다면 다카코양의 위치가 어중간하다)
만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그래서 '피아노의 숲'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만화 원작이 있는 줄 모르는 상태로 봤다.
만화 상으로는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콩쿠르 대회가 끝나면서 영화도 끝이 난다. 다카코 양이 없었다면, 거기서 스토리가 끝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발단과 끝이 깔끔하고 탄탄하다.
어린이들이 커가며 대결을 펼치는 만화책들은 허다하다. 그리고 일본만화의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이다. 거기에는 꼭 천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만화들의 단점은 그것을 직접 체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스터 초밥왕의 초밥을 직접 먹어볼 수 없으니, 입에 넣으면 넓푸른 바다에 참치가 뛰어놀고 따위의 표현으로 대신 그 맛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고스트 바둑왕은 바둑 장면은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신의 물방울 또한 지식 위주로 나가며 역시 미사여구를 남발한다. 게다가 그 만화들은 (특별제작 시리즈가 아니라면) 모두 흑백이기까지 하다.
'피아노의 숲'의 원작도 마찬가지다. 뭔가 다르게 느낌을 표현하고 싶은데 화려한 미사여구밖에 없다. 직접 들려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화려한 손동작을 보여주기에도 컷만화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그 불완전함을 극복한다. 각각 다른 피아니스트에게 같은 곡을 맡겨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손동작도 피아노 소리에 맞추어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낸다. 기술적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극복한 것 같다.
만화책을 가지고 본격 클래식 만화라고 할 순 없겠지만 애니메이션에는 그런 말을 붙일 수 있다. 실제 음악이 있고, 스타일이 있고, 전율이 있으니까.
그래서 구도의 전형성이 전혀 진부하지 않은, 반드시 애니메이션이었어야 할 만화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타고난 감각으로 천재적이고 독특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인물이 있다.
전자는 '슈헤이'고, 후자는 '카이'다.
이 둘의 대결을 담은 '피아노의 숲'은 그래서 전형적이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천재와 정석으로 노력하는 영재의 대결.
가장 흥미로운 구도이면서도 워낙에 일본 만화에서 많이 써먹혀 진부한 인물 지형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한 구석은 없었다.
인물 구도 외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려 아직도 흥미로운 그 구도를 잘 살렸다고 할 수 있다.
숲에 놓여진 피아노. 모짜르트의 환영, 그리고 다카코의 존재 등.
숲에 놓여진 피아노는 오직 카이만이 칠 수 있다. 그 의문의 피아노는 또다른 전형적인 인물, 왕년에 최고의 피아니스트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활동을 중단한 아지노 선생과 관련이 있다.(그런 선생은 꼭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모짜르트의 환영이라는 독특한 정신분열적인 증상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대결구도를 넘어서 흥미롭다. 다양한 연령과 몸매의 모짜르트 망령들의 등장은 귀엽기까지 하다.
다카코의 존재는 너무나 전형적인 두 인물의 대결에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준다. 이번 시리즈에서 그의 역할은 크지 않지만, 2강 구도보다는 역시 2강 1다크호스 구도가 더 재미있다. 계속 뒷 시리즈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 다카코 양 때문에 뒷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뒷시리즈가 없다면 다카코양의 위치가 어중간하다)
만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그래서 '피아노의 숲'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만화 원작이 있는 줄 모르는 상태로 봤다.
만화 상으로는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콩쿠르 대회가 끝나면서 영화도 끝이 난다. 다카코 양이 없었다면, 거기서 스토리가 끝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발단과 끝이 깔끔하고 탄탄하다.
어린이들이 커가며 대결을 펼치는 만화책들은 허다하다. 그리고 일본만화의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이다. 거기에는 꼭 천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만화들의 단점은 그것을 직접 체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스터 초밥왕의 초밥을 직접 먹어볼 수 없으니, 입에 넣으면 넓푸른 바다에 참치가 뛰어놀고 따위의 표현으로 대신 그 맛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고스트 바둑왕은 바둑 장면은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신의 물방울 또한 지식 위주로 나가며 역시 미사여구를 남발한다. 게다가 그 만화들은 (특별제작 시리즈가 아니라면) 모두 흑백이기까지 하다.
'피아노의 숲'의 원작도 마찬가지다. 뭔가 다르게 느낌을 표현하고 싶은데 화려한 미사여구밖에 없다. 직접 들려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화려한 손동작을 보여주기에도 컷만화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그 불완전함을 극복한다. 각각 다른 피아니스트에게 같은 곡을 맡겨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손동작도 피아노 소리에 맞추어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낸다. 기술적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극복한 것 같다.
만화책을 가지고 본격 클래식 만화라고 할 순 없겠지만 애니메이션에는 그런 말을 붙일 수 있다. 실제 음악이 있고, 스타일이 있고, 전율이 있으니까.
그래서 구도의 전형성이 전혀 진부하지 않은, 반드시 애니메이션이었어야 할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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