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 with 소규모아카시아밴드, <My Name Is Yozoh> - 요조라는 달콤한 상품


요조라고 쓰고 여신이라 불리던 그가 홍대밖, 서울밖 전국구로 알려지게 된 것은 이 앨범이 발매되고 부터다. 더불어 소규모아카시아밴드도 알려지게 된다. 사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에 객원보컬로 요조가 참여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여신 요조에게만 쏠렸다.
요조의 인기가 외모때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목소리만으로도 20대 언니들은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위해 도토리 꽤나 까먹었을 것이다. 요조에게 딱 맞는 노래들을 선물해준 소아밴 김민홍에게 모두가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어찌됐든 나는 노래만 듣고 이 앨범을 샀고, 보컬의 앨범 사진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인디에 이런 가수가!
나중에 성형전 사진을 보고 열배로 깜놀하고 말았지만, 나는 요조가 (그 당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메이저 가요 프로그램에 나가도 통할 것 같은 외모가 역시 가장 큰 강점. 그러나 나중에 파스텔뮤직 대표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어 그 때 알았는데, 공중파에서 수많은 섭외가 왔지만 요조가 거부했다고 한다. 유명해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대나. 뭐 그렇게 밤 12시는 넘어야 하는 음악프로그램에만 출연했고, 요조는 더 유명해질 수 있었음에도 지금 정도로 그쳤다. 그래도 열애 기사가 뜨니 이 정도면 많이 뜬건가. 요조의 상품가치는 이것보다 더 큰 것 같은데 본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니 어쩔 수 없다. 결국 더 유명해진다는 것은 음악으로써가 아니라 '상품'으로써이니 어쩌면 현명한 판단일 수도.


요조에 대한 얘기만 너무 길어졌다.
이 앨범은 20대 언니감성 열풍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멜로디'와 함께 인디감성과 20대 언니감성을 대중문화에 뿌리내리게 만들었다. 이들이 미친 영향은 메이저 음악만큼이나 크다. CF 송과 드라마 OST로 주목을 끈 것은 예정된 결과였다. 'My Name Is Yozoh', '슈팅스타', '바나나파티', '사랑의 롤러코스터', 이런 노래를 듣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대중에의 흡입력과 함께 음악성도 갖췄다. 문화의 다양성은 물론 수준 또한 끌어올렸다고 평해도 좋을 듯 하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가 없는 요조는 조금 주춤하는 듯 하지만, '요조'라는 상품은 여전히 매력적이며 아직은 완전히 소비되지 않은 코드다.



p.s. 개인적으로 요조보다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송은지를 더 좋아한다(음악적으로도, 외모로써도).  송은지가 이 앨범의 곡들을 불렀어도 아마 비슷한 느낌이 났을 것이다. 다만 송은지가 거부하지 않았을까.

p.s.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바나나파티는 방영금지노래다. 요조가 직접 작사했는데, 덜익은 바나나가 입안에서 노랗게 익다니, 요조는 은유의 천재다.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My Name Is Yozoh
  2. 슈팅스타
  3. Love
  4. 낮잠
  5. 바나나파티
  6. 사랑의 롤러코스터
  7. 숨바꼭질
  8. 그런지 카
  9. My Name Is Yozoh (Radio Edit)

유효 트랙 비율 = (9/10)


앨범 구매 욕구

  1. 이미 CD를 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지
  2. CD를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

패닉 <1집> - 융화되기 전의 그들


패닉 1집의 수작은 '달팽이'와 '왼손잡이', 그리고 기타 초보들을 위한 노래 '기다리다'이다. 사실 이 세 곡을 위한 앨범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간간히 패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엔 '아무도'를 들어본 사람이 간간히 있고, 나머지 곡들은 그야말로 듣보잡 수준. '안녕'이란 곡 또한 수작이지만 많이 알지 못한다.


표절시비가 붙긴 했지만 90년대 중반의 명곡 중 하나라 생각되는 '달팽이'는 지금 들어도 수작이다. 이적의 넘사벽 작사 실력은 바다를 향해 조금씩 기어가는 달팽이가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욕조에 앉아 허망함과 우울함에 몸을 담그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욕조벽을 타고 있는 저 달팽이는 언젠간 바다에 도달하겠지. 그러길 바라.."
달팽이에 투영된 나는 그게 허망한 꿈이라는 것을 알지만, 머리 속엔 바다를 향하는 달팽이를 그린다.


'왼손잡이'는 사사로운 일에까지 좌우 칼날을 드러내는 요즘에 발표되었다면 아마 좌파 노래라고 불렸을지도 모르겠다. 기계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난 왼손잡이야~'라는 가사가 '난 좌파야~'라는 가사로 들리지 않았을까. 어찌됐든 왼손잡이는 90%의 오른손잡이 속에서 살아가는 10% 소수를 위한 노래다. 노래 가사를 유심히 들어보면 좌파와는 상관이 없고, 남들보다 조금 더 개성있는 성격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노래다. 학교에서 튄다고 선생들에게 차별받고 처벌받는 일이 많았던 그 경험이 이 노래를 쓰게 만들지 않았을까. 나는 겨우 왼손잡이 정도로밖에 남들과 다르지 않으니 내게 부적격자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뭐.. 이러튼 저러튼 내가 알기로 이적은 오른손잡이다.


'기다리다'는 기타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노래다. 코드를 잡는 곡이 아님에도 배우기가 쉽고, 앞부분만 쳐줘도 뭔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초보에게 권해진다. '기다리다'는 사실 가사가 그렇게 귀에 들어오지 않는 노래다. 가사는 어찌보면 평범하고 어찌보면 심오하지만 이 노래는 가사보다는 기타연주 소리와 나긋한 보컬이 조화를 이뤄 집중하게 만드는 곡이다.
 

명곡이라고 여겨지는 이 세 곡은 모두 이적의 솔로다. 김진표의 목소리는 찾을 수 없다. 랩은 물론이고 다른 곡에 가끔 등장하는 화음도 없다. 그런 반면 '다시 처음부터 다시'라는 곡은 김진표의 솔로곡이다. 이적의 보컬은 없다. 패닉의 가장 유명한 곡은 '달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거기에 김진표는 없다. 1집이 나오던 시기, 이적과 김진표는 노래 속에서 따로 놀았다. 김진표의 랩이 섞인 노래도 랩과 노래가 따로 노는 느낌이다. 느린 발라드나 포크 곡에는 김진표가 들어갈 틈을 찾지 못한다. 따로국밥을 시켜서 섞어버린 이 앨범은 그래서 미완성이다. 이적과 김진표의 융화는 2집에서 일보 전진하며 3집에서 완성된다. 그때서야 음악과 앨범 모두 완성도가 올라간다. 달팽이, 왼손잡이, 기다리다 등 명곡들이 있음에도 이 앨범이 아쉬운 이유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초기앨범에서 '아이들'이 서태지의 백댄서 역할을 했듯이, 김진표 또한 뚜렷한 역할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Intro : Panic Is Coming
  2. 아무도
  3. 너에게 독백
  4. 달팽이
  5. 다시 처음부터 다시
  6. 왼손잡이
  7. 더...
  8. 기다리다
  9. 안녕
  10. Outro : 다시 처음부터 다시 (Saxy Reprise)

유효 트랙 비율 = (6/10)


앨범 구매 욕구

  1. 테이프로 갖고 있어요
  2. CD를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

양양 1st Album, '시시콜콜한 이야기' - 구름과 푸른 잔디의 BGM


자연을 보며 느끼는 충만감, 양양의 노래를 들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닮았다. 그의 노래를 계속 듣고 싶음은 그러므로 자연스럽다.  응축되어 있는 감수성을 잘 정제해 한 병씩 담았다. 타고난 음성이 양양의 가장 큰 매력이다. 주목해야 할 싱어 송 라이터, 대신 노래를 들을 때는 눈을 감고 주의해서 들을 것.



앨범 수록곡 (*         유효 트랙)

  1. Hello
  2. 봄봄
  3. 위풍당당
  4. 시시콜콜한 이야기
  5. 오! 사랑이여
  6. 나는
  7. 풍악
  8. 이 정도
  9. 길위에서
  10. 청춘
  11. Did I say
  12. 문득

유효 트랙 비율 = (8/14)


앨범 구매 욕구

  1. 이미 CD를 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지
  2. CD를 산다면 1순위
  3. 음원은 구매하고 싶어
  4. 멜론 DCF로만 들을래